드마니시(Dmanisi)

화석의 특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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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마니시(Dmanisi) - 화석의 특징들

작성일2020.06.18

화석의 특징들

연대측정

발굴팀은 발굴지 아래의 현무암을 칼륨-아르곤 연대측정법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첫 번째 측정에서 최소 50만 년 미만에서 최대 200만 년 이상까지의 너무 광범위한 결과가 나왔다. 이후 버클리대학교 연구소에서 다시 방사선 연대측정을 했을 때 퇴적층 아래에 있는 현무암층의 연대가 약 180만 년 전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즉 드마니시의 화석이 있는 퇴적층은 180만 년 전 이후의 형성된 것이다. 문제는 이 퇴적층이 형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냐는 것이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다른 조사방법이 필요했다.

▲그림 9. 화산 폭발 용암으로 뒤덮인 이후 드마니시 발굴지는 현무암 퇴적층이 매우 온전히 보존되어 있었다. 발굴지의 레벨 4 구역은 석회암층으로 다시 봉인되면서 화석을 완벽한 상태로 보존할 수 있게 되었다. 레벨 4구역에서 채취한 100여 개의 샘플 안에 포함된 동물의 화석과 광물 결정에서 추출한 아르곤40과 아르곤39로 방사선 동위원소 분석 결과 지층의 연대가 약 177만년 전으로 밝혀졌다.
출처: <Earliest human occupations at Dmanisi (Georgian Caucasus) dated to 1.85-1.78 Ma>

드마니시 화석의 연구팀은 “포유류 동물군 분석”을 실행했다. 발굴 작업 중 발견되었던 설치류들의 화석 정보를 수집했다. 쥐, 생쥐, 햄스터, 다람쥐, 수달, 비버 등을 포함하는 목(order)인 설치류는 다른 포유류 가운데 매우 특별한 존재이다. 설치류 대부분은 일 년에 여러 번 임신하며 한 번의 임신으로 여덟 마리 이상의 새끼를 낳을 수 있는 매우 높은 번식률을 가진 동물이다. 오늘날 약 2000종의 설치류가 있으며 전체 포유류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설치류는 진화의 역사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이다. 설치류의 비정상적일 만큼 강력한 번식력을 고려해보면 포유류 중 가장 많이 진화과정에서 변화를 겪었다는 사실은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서 약 300만 년 전, 가장 확실한 진화 케이스 중 하나는 설치목에서 일어났다. 플라이스토세 초기 유라시아에서 일어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는 알로파이오미스 플리오카에니쿠스Allophaiomys pliocaenicus가 스페인 그라나다의 구이딕스-바사Guadix-baza 분지에서부터 저 멀리 시베리아 동부를 넘어 미국의 네브레스카 산지까지 이동한 사실이다. 따라서 지질학적으로 거의 동시에 발생한 이 작은 설치류 동물의 이주 현상은 플라이스토세 대륙별 연대를 측정하는 매우 유용한 지표이다.

드마니시 유적에서 가장 많이 발견됐던 설치류는 미모미스(mymomys) 속의 한 종이었다. 연구팀은 미모미스 사비니가 약 200만 년 전 유럽의 동물군에서 흔히 발견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드마니시 퇴적층은 최소한 플라이스토세 초기에 만들어졌을 것이다.
이후 2013년 연구진은 두개골이 발견된 주변에서 100여 개의 지층 샘플을 채취해서 그 안에 포함된 동물의 화석과 광물 결정에서 아르곤40과 아르곤39를 추출했다. 정밀한 연대측정법인 아르곤40-아르곤39 동위원소법이 방사선 동위원소 분석 결과 이들의 연대가 약 177만 년 전으로 정확히 밝혀졌다.

드마니시의 동물군

아프리카 사바나를 떠난 초창기 호미닌이 마주했던 생물학적 환경은 무엇이었을까? 드마니시의 거대 포유류 동물군을 살펴보면, 플라이스토세 초기 유입된 동물들과 더불어 플라이오세 말기의 동물군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었다. 플라이오세 말기부터 존재하던 동물 중에는 코끼리 ‘맘무투스 메리디오날리스Mammathus meridionalis’, 말 ‘에쿠스 스테노니스Equus stenonis’, 작은 코뿔소 ‘스테파노리누스 에트루스쿠스Stephanorhinus etruscus’, 카니스 에트루스쿠스Canis etruscus, 우르수스 에트루스쿠스Ursus etruscus, 메간테레온 쿨트리덴스Megantereon cultridens와 같은 다양한 육식동물들이 살고 있었다.

특히 맘무투스 메리디오날리스는 플라이스토세 말기의 매머드로 이어지는 유구한 코끼리 역사 가운데 유럽에서 최초로 등장한 동물이다. 키가 4m에 달하는 거대한 장비목의 동물이었으며 안쪽으로 굽은 거대한 무기를 지니고 있었다. 약 260만 년 전에 유라시아 지역으로 유입되어 이들의 흔적은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루마니아, 이스라엘, 코카서스 산맥, 러시아의 대평원 등 여러 지역에서 발견된다. 맘무투스 메리디오날리스와 더불어 플라이오세 말기에 드마니시로 유입된 동물 중에는 말 ‘에쿠스 스테노니스’가 있다. 이 종은 오늘날의 말, 당나귀, 얼룩말로 이어지는 계보의 시조이다. 지면에서 등허리까지 평균 1.5m에 달하는 지금의 말보다 일반적으로 몸집이 큰 편이었다.

▲ 그림 10. D2280 두개골에는 두 개의 구멍이 있는데, 이것은 검치 호랑이의 송곳니 크기와 매우 유사하다. 이러한 구멍들은 검치 호랑이가 이 호미닌을 공격했다는 증거일 수 있다

이렇게 덩치가 큰 동물과 더불어 나머지 초식동물들은 기본적으로 사슴과 솟과 동물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오늘날의 버펄로, 황소, 가젤 등을 포함하는 그룹). 다양한 초식동물들은 드마니시 유적지에 여러 흔적을 남긴 다양한 육식동물들의 먹잇감이기도 했다. 늑대의 조상인 카니스 에트루스쿠스(Canis etruscus) 거대 고양이과 맹수인 호모테리움 라티덴스(Homotherium latidens)과 같은 거대한 육식동물들이 다른 초식동물들과 잡식동물들에게 커다란 위협으로 존재했다.

생태환경

드마니시의 호미닌과 동물들이 서식하던 생태환경에 관해서는 작은 포유류들이 결정적 증거를 제시한다. 건조한 지역에 적응하여 아프리카의 북쪽과 남쪽의 사막지역, 히말라야 북쪽의 평원 등에서 서식한 다양한 설치류가 드마니시에서 발견되었다. 한편 호저는 몸집이 큰 설치류로 오늘날 호저는 지중해 남부지역과 이탈리아 남부, 근동지역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동물이다. 호저가 드마니시에 살았다는 것은 드마니시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근처에 숲이 있었음을 암시한다. 하지만 드마니시 설치류 동물군을 살펴보면 당시 드마니시의 날씨가 매우 건조했고 평원에 가까웠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생태학적 배경은 드마니시의 거대한 초식동물들이 개방형 자연환경에 잘 적응하게 도와주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마니시의 스텝성 기후와 준사막 기후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따라서 드마니시 동물군의 약 3분의 1이 사슴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사실이다.

수목형 동물들도 드마니시 숲을 구성하고 있었을 것이다. 건조한 광야지대와 숲이 공존했다는 사실은 전혀 모순적인 것이 아니다. 실제 이러한 자연환경은 오늘날의 조지아에서도 발견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조지아의 북쪽과 남쪽 일부는 드넓은 건조 지대와 더불어 가까운 지역에 지중해성 우림에서부터 침엽수림, 중앙 유럽의 전형적인 숲 등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모든 종류의 식물 생활권을 구성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개방된 평원 근처에 숲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조지아의 지리적 관점에서 살펴볼 때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니다.

확대 ▲ 그림 11. 드마니시에서 생존했던 초식 동물군으로 보아서 드마니시는 건조한 광야지대와 숲이 공존했을 것으로 보인다. 숲을 보호막으로 삼아 서식하던 동물과 개방된 평원에서 살았던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은 드마니시 호미닌에게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또한 드마니시 동물군의 한 지역에 숲을 보호막으로 삼아 서식하던 유인원들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반대로 개방된 평원에서는 삶은 마마투 메리디오날리스, 코뿔소, 말, 가젤 등 몸집이 큰 초식동물들에게는 매우 위험했으며 또한 사나운 육식동물들도 존재했다.그래서일까 2001년부터 드마니시 연구팀의 일원인 미네소타 대학의 고인류학자이 마사 타펜Martha Tappen은 "드마니시는 죽기에 좋은 장소였다"고 말한다.

그녀는 이 유적지의 과거 자연적인 특징이 수많은 종들과 그들을 사냥한 큰 육식동물들에게 매력적인 장소로 만들었다고 믿는다. 타펜은 또한 호미닌이 육식돌물의 먹이일 뿐만 아니라 포식자라는 증거를 발견했다. 예를 들어, 두개골 5 옆에 있는 사슴 뼈에는 도구 자국이 관찰됐는데, 이것은 드마니시의 호미닌이 동물의 고기를 도살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한편 현재의 뉴욕과 베이징과 비슷한 북위 약 41도의 코카서스 산속에 있는 드마니시는 아프리카 종에서 살던 특별한 도전이었을 것이다. 파펜은 "높은 위도에서는 처음으로 계절을 맞닥뜨리게 된다"고 말한다. "그들은 겨울을 경험했을 것이지만, 추운 겨울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빨 없는 노인

드미니시의 두개골 화석 가운데 큰 관심을 모은 것은 나이 든 치아가 없는 남성 두개골 4 (D3444/ D3900)이다. 그의 아래턱뼈는 치조골이 재흡수되어 치아를 잃기 시작한 지 꽤 오래 살았음을 보여준다. 두개골 4의 주인이 이빨이 없이 오래 살았다는 것은 그 사이에 보살핌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의 가족이나 동료들이 그를 도왔을 것을 의미한다. 고생물학자들은 죽기 몇 년 전에 이빨을 잃은 늙은 개체가 드마니시 호미닌의 정상적인 식단을 구성하는 날고기나 섬유질 식물을 씹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미국 노스 텍사스 대학교 University of North Texas의 리드 페링Rid Ferring 교수는 “드마니시의 호미닌 무리가 거의 180만 년 전에 이런 종류의 개체와 살았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페잉 교수는 “이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이 초기 인류의 사회적 관계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통찰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두개골 4의 주인이 가족이나 동료들에게 보살핌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페링 교수에 따르면, 이가 없는 남자가 그의 사회에서 매우 유용한 일원이었다는 것이 가능하다. "사냥꾼 사회의 노인들과 유사한 기능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의 경험과 지식이 그에게 높은 지위를 주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 그림 12. 두개골 4는 치조골이 흡수된 상태로 보아 죽기 몇 년 전부터 이빨이 모두 빠져 있었을 것이다. 연구자들은 그가 이빨을 잃고도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이나 동료들이 그를 보살펴주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드마니시 발견 전까지 호미닌 그룹의 가족이나 구성원에 대한 보살핌에 대한 증거는 네안데르탈인이 주를 이루었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샤니다르Shanidar 동굴의 네안데르탈인들이다. 1950년대 샤니다르 동굴에서 발견된 ‘샤니다르 1’ 화석은 젊어서 다친 뒤 노인(40세 정도)이 될 때까지 치료와 보살핌을 받은 흔적으로 유명하다. 출처: Greg Harlin/NatGeo

그동안 호미닌 그룹의 가족이나 구성원에 대한 보살핌에 대한 증거는 네안데르탈인이 주를 이루었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샤니다르Shanidar 동굴의 네안데르탈인들이다. 이라크 쿠르디스탄 산기슭에 있는 작은 언덕에서 발견된 샤니다르 동굴은 1950년대에 미국의 고고학자 랄프 솔레키Ralph Solecki 교수와 컬럼비아 대학교 연구팀이 총 10명의 네안데르탈인 성인 남녀와 어린이의 부분적인 화석을 발견한 곳이다. ‘샤니다르 1’이라는 이름이 붙은 화석은 젊어서 다친 뒤 노인(40세 정도)이 될 때까지 치료와 보살핌을 받은 흔적으로 유명하다. 두개골에 남은 상처의 흔적으로 보아 왼쪽 눈은 실명했고 왼쪽 뇌도 크게 다쳤다. 신체의 오른쪽을 거의 쓰지 못해 오른팔 뼈가 조그맣게 쪼그라든 것도 관찰되었다. 이 화석이 40세 정도의 당시 네안데르탈인의 평균 수명보다 훨씬 더 나이든 성인남성인 것으로 보아 누군가 그를 먹여 살려가며 노인이 될 때까지 살게 도와주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동굴에서 나온 또 다른 화석인 ‘샤니다르 4’의 주위에는 고대의 꽃가루 덩어리가 있었다. 이것은 네안데르탈인이 시신을 꽃과 함께 묻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하면서 네안데르탈인도 죽은 자를 매장하는 의식을 했다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 ‘꽃 매장flower burial’은 대중의 상상력을 사로잡았고, 야수와 같은 네안데르탈인들에 대한 이미지를 재평가하게 했다.

농업과 정착 이전의 오랜 호미닌 역사동안, 우리의 조상들은 작은 밴드를 이루며 살았다. 작은 밴드 사회에서 그룹 구성원들은 혈연이나 결혼으로 구성된 친족이었다. 개인 A가 자신과 관계가 없는 개인 B를 돕기 위해 비용을 부담했다면, 개인 B가 개인 A가 도움이 필요한 미래의 시점에 존재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그러한 협력적 행동에 관련된 유전자들은 자연 선택을 통해 확산될 수 있었다. 우리와 우리의 조상들은 서로 협조하며 살아남았다.

드마니시의 도구

발굴팀은 호미닌과 동물 화석뿐만 아니라 상당한 분량의 인공유물을 같은 발굴지에서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176만에서 185만 년 전의 퇴적물 층에서 900개 이상의 인공유물뿐만 아니라 15,000개 이상의 석재 조각과 몸돌을 발견했다. 동아프리카의 호모 에렉투스가 176만 년 전 아슐레아 일부인 손도끼를 발명했지만, 드마니시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대신 드마니시에서 발견된 도구는 올도완Oldowan 또는 Mode 1 도구에 속하는 초기의 원시적 단계의 도구이다.

▲ 그림 13. 드마니시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조금 더 발달된 석기 유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드마니시에서 발견된 석기 도구는 올도완 또는 모드 1 도구에 속하는 초기의 원시적 단계의 도구이다.
출처: <Meet the frail, small-brained people who rst trekked out of Africa>

이 도구는 호미닌이 만든 최초의 도구로, 긁기와 깎기를 위한 간단한 파편조각flake과 두드리기를 위한 구형의 주먹도끼를 포함한다. 드마니시의 올도완 도구는 50개의 다른 원료raw materials로 만들어졌는데, 이는 도구 제작자들이 특정한 돌을 선택적으로 고르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드마니시의 호미닌이 현장에서 발견된 둥근 돌을 이용해 포식자들을 방어하거나 겁을 주어 쫓아냈을 수도 있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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