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에니스톤 셀

할머니 세포grandmother c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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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에니스톤 셀

작성일2022.05.10

제니퍼 에니스톤 셀
금정형주요양병원 진료과장 송 강

오래전 러시아의 신경외과 의사 아카키 아카키비치는 오랜 연구 끝에 어머니에게만 독특한 반응을 보이는 약 1만 8천 개의 뉴런을 찾아냈다. 그는 노벨상을 예상하며 수집한 데이터를 모아 논문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소문을 들은 한 환자가 그를 찾아왔다. 그는 자신의 기억을 짓누르고 있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지워달라고 부탁했다. 아카키비치는 아주 정확하게 수천 개의 뉴런을 제거하고 환자가 회복되기를 기다렸다. 다음은 회복실에서의 인터뷰이다.

아카키비치 “어머니가 기억납니까?”
환자는 답이 없다.
아카키비치 “아버지는 기억하시지요? 아버지가 누구와 결혼하셨나요?”
환자의 얼굴이 멍해 보인다.
아카키비치 “슬리퍼를 신고 집 안을 돌아다닌 빨간 드레스 기억나세요?”
환자 “네 기억납니다.”
아카키비치 “그럼 그걸 누가 신었나요?”
다시 답이 없다.
아카키비치 “매주 목요일 밤에 먹던 블린츠를 기억하시죠? 그걸 누가 요리했나요?”
환자 “그 날 소리를 질렀어요.”
아카키비치 “누가요?”
환자 “...............”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이 환자에게는 엄마가 없었다.
그가 상상할 수 있는 “엄마”는 일반적 의미의 엄마였지 “우리 엄마”라고 할 수는 없었다. 아카키비치는 수술 성공을 기뻐하며 다음 단계로 ‘할머니’에 대한 기억과 관련된 세포를 찾아 나섰다.

물론 이 이야기는 허구이다. 신경학자 제리 레트빈Jerry Lettvin은 1969년 MIT의 강연에서 뉴런 약 1만 8000개로 가족이나 친구 혹은 우연히 마주친 사람들을 기억하고, 생각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만들어낸 이야기이다. 레트빈은 이런 세포가 있다고 주장하기 보다는 이런 세포가 있다고 주장하는 쪽을 꼬집기 위해 이 이야기를 만들었고, 이후 40년 넘게 과학자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전해졌다. 우리가 알아보는 사물과 그에 대한 기억이 특정 세포의 활동으로 표상된다는 주장을 비꼬기 위해 ‘할머니 세포grandmother cell’라는 말은 오랫동안 사용됐다.

우리의 기억이 특정 세포에 저장된다는 생각은 전혀 낯선 개념이 아니며, 기억에 관해 고민했던 사람이라면 한번쯤 상상해 볼 법한 문제이기도 하다.
누구나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이나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인데 이를 보여주듯이 짐캐리와 케이트 윈슬렛이 출연한 영화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2004)에는 할머니 세포와 같이 선택적으로 기억을 제거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별의 고통으로 연인과의 기억을 지우고 싶은 주인공들은 기억 제거 회사에 가서 기억 제거 시술을 한다. 침대에 누워 헬멧을 쓰고 기억 제거술을 받으면 연인과의 기억이 서서히 없어지면서 둘 사이의 이별, 추억, 다툼, 사랑이 머릿속에서 점점 사라진다. 예컨대 그들의 첫 만남에서 함께 보았던 도서관의 책들이 통째로 날아가 없어지고, 두 사람의 추억의 장소인 바닷가는 멀리 달아나버리는 식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유 없는 공포와 불안 증세가 나타나며. 마치 자신이 지금 사라지고 있는 것 같은 감정으로 괴로워하기도 한다.

▲ 그림 1. 기억을 제거해주는 회사에서 기억제거술을 받으며 헤어진 연인과의 추억을 하나씩 제거해 가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그 사랑을 확인하게 되는 영화 <이터널 선샤인>

이런 이야기대로라면 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없애려면 우리의 머릿속에 있는 할머니와 관련된 모든 기억과 이미지, 예를 들면 앉아있는 할머니, 요리 하는 할머니, 웃는 할머니까지 할머니를 알아보는 데 필요한 무한한 경우의 수를 조합한 세포들이 전부 존재해야만 한다. 허구의 아카키비치 박사는 이런 세포가 1만 8000개라고 주장했지만, 얼핏 생각해보아도 그것보다는 훨씬 많아야 가능할 것이다. 게다가 할머니 외에도 우리가 살아가면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을 추가한다면 뇌에는 무한한 수의 세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과학자들은 하나의 기억은 수백만 개의 세포를 통해 넓게 퍼져 있으며 다수 신경세포의 협력을 통해서만 기억은 형성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할머니 세포의 존재를 주장하는 과학자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특정 뉴런이 기억을 저장한다는 개념은 19세기부터 생각된 것인데, 이후 몇몇 동물 실험에서 구체적인 사물이나 모양에 반응하는 뇌 세포들이 발견되면서 할머니 세포에 대한 주장은 그 명맥을 이어갔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할머니 세포 이론이 지나치게 단순하다고 일축했지만, 할머니 세포의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만한 연구가 최근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2005년 영국 레스터 대학University of Leicester의 로드리고 퀴안 키로가Rodrigo Quian Quiroga 교수와 그의 동료들은 단일 신경세포가 얼마나 선택적인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논문 )

약물치료가 불가능한 간질 발작 환자 가운데 발작의 근원이 뇌의 핵심적이지 않은 영역에 있다면 수술로 그 부위를 제거해 치료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두개강 내에 전극을 뇌에 삽입해 최대한 간질 중심의 위치를 정확하게 특정해야 한다. 전극을 언제 어떤 부위에 삽입할지는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해마가 간질 중심과 관련된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대부분 전극은 해마와 해마 주변 영역인 내측 측두엽에 삽입한다. 뇌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연구를 목적으로 수술 전에 뇌에 전극을 삽입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인지와 관련된 실험을 하면서 뇌의 활동을 기록하는 연구를 한다. 퀴안 키로가 교수팀은 이 과정을 위해 64개의 전극을 이식한 8명의 환자의 동의를 얻어 자신의 실험을 진행했다.

▲ 그림 2. 환자의 뇌에 삽입한 전극이 발화하는 것으로 뇌의 활동을 기록하고 연구할 수 있다. 퀴안 키로가 박사와 그의 연구팀은 여러 이미지를 환자에게 보여주며 환자의 뇌세포가 반응하는 것을 기반으로 연구를 수행하였다. 위 그림과 같이 그래프의 움직임으로 뉴런의 활동을 기록할 수 있다.

첫 실험에서 연구팀은 환자에게 배우, 정치인, 운동선수, 유명한 장소 등의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100여개 뉴런의 활동을 기록했다. 해당 뉴런 중 일부가 특정한 이미지에 반응하는지 보기 위해서였다. 이 단계에서 연구팀은 특히 어떤 이미지가 하나의 신경세포에서 강한 반응을 이끌어냈는지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그 후 특정 신경세포가 반응한 해당 이미지를 다양하게 변형한 3~8개 이미지에 대한 반응을 다시 테스트했다. 그 결과 993개의 신경세포 중 조금이라도 발화한 신경세포는 132개였다. 특히 한 환자의 경우 하나의 신경세포가 배우 제니퍼 애니스턴Jennifer Aniston의 사진 7개에는 반응하는 반면, 80장에 이르는 농구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 배우 줄리아 로버츠, 패멀라 앤더스, 오프라 윈프리 같은 유명 인사들, 보통 사람들 및 장소, 동물의 사진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뉴런에 ‘제니퍼 애니스턴 뉴런Jennifer Aniston neuro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다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같은 실험에서 연구팀은 피사의 사탑 사진에만 반응하는 뉴런,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사진에만 반응하는 뉴런, 영화 <스타워즈>의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크에만 반응하는 그림 사진은 환자가 제니퍼 애니스턴의 다양한 7개의 사진(자극 32,29,5,4,31,30,28)에 반응한 해마의 신경 세포의 반응을 보여준다. 이 신경 세포는 두 번째 줄에서 볼 수 있듯이 유명한 농구 선수나 다른 배우의 사진에는 반응하지 않았다. 막대의 높이는 신경 세포의 반응이 얼마나 강한지 말해준다. 막대가 높을수록 반응이 강해진다. 제니퍼 애니스턴에 반응한 신경세포는 세 번째 줄의 동물, 랜드마크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뉴런도 발견했다.

▲ 그림 3. 사진은 환자가 제니퍼 애니스턴의 다양한 7개의 사진(자극 32,29,5,4,31,30,28)에 반응한 해마의 신경 세포의 반응을 보여준다. 이 신경 세포는 두 번째 줄에서 볼 수 있듯이 유명한 농구 선수나 다른 배우의 사진에는 반응하지 않았다. 막대의 높이는 신경 세포의 반응이 얼마나 강한지 말해준다. 막대가 높을수록 반응이 강해진다. 제니퍼 애니스턴에 반응한 신경세포는 세 번째 줄의 동물, 랜드마크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다시 등장한 할머니 세포

제니퍼 애니스턴 뉴런 같은 신경 세포는 앞서 소개한 ‘할머니 세포’를 떠오르게 한다. 마치 우리의 뇌에는 특정한 자극에만 반응하는 할머니 세포 같은 세포가 존재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할머니 세포 가설의 극단적 경우를 생각해 보면, 하나의 기억에 하나의 뉴런이 대응하는 것이다. (이 논문에 대한 기사 가운데 ‘하나의 얼굴, 하나의 뉴런One face, one neuron’이라는 제목도 있다.) 하지만 제니퍼 애니스턴과 관련된 뉴런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뉴런과 얼굴과의 1대1 대응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즉 실험에서 발견된 제니퍼 애니스턴 뉴런을 제거한다고 해서 해당 환자가 제니퍼 애니스턴에 대한 모든 기억을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단일한 뉴런이 제니퍼 애니스턴에 대한 모든 기억을 책임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 실험에서는 환자에게 보통 10~20명 정도의 유명인 사진을 보여줬는데, 만약 10~20명이 아니라 100명 이상의 유명인 사진을 환자에게 보여줬다면, 제니퍼 에니스턴 셀이 다른 사진들에도 반응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어떤 뇌 영역이 특정한 영상 시험 동안 ‘불이 밝혀져’있다는 사실이 다른 기능을 배제한 채 오직 그 작업(제니퍼 애니스턴을 인식하는데 에만)에 특화되었다는 것이라고 섣불리 해석해서는 안 된다.

▲ 그림 4. 니퍼 애니스턴의 이미지에만 반응하는 세포의 발견은 농담으로만 존재하던 ‘할머니 세포’가 진짜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증거가 될 수 있을까?

이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쿠안 키로가 박사와 연구팀은 관련 신경망에 포함되어 있는 수많은 세포들 중 하나의 세포를 발견했다고 명확히 밝혔다. 연구팀은 제니퍼 애니스턴에 반응하는 세포는 수백만 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전혀 다른 자극을 통해서도 발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실험 결과는 얼핏 제니퍼 애니스턴이나 스카이 루크같은 한 명의 인물에만 반응하는 신경세포의 존재를 강조하는 것 같지만, 더 많은 신경세포가 어느 유명인에게도 반응하지 않았다는 것도 중요하다. 일부 신경세포는 두 명의 유명인에게 반응했다는 사실 역시 기억해야 한다.

그림 특정 이미지에 반응하는 신경세포를 발견한 이후, 계속된 실험에서 연구팀은 한 환자의 특정 신경세포는 할 베리의 다양한 사진뿐 아니라, 그녀의 캐리커처와 그녀가 연기한 캐릭터, 할 베리의 이름이 적힌 이미지에도 반응했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주목해야 할 결과는 또 있다. 환자들의 특정 뉴런은 해당 유명인의 사진에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었다. 배우인 할리 베리의 사진에만 반응했던 뉴런은 할 베리의 영화 <캣우먼>에서 캣우먼으로 분장하고 나왔을 때의 사진에도 반응했다. 이 사진에서 할리 베리는 가면으로 얼굴을 거의 모두 가리고 있는데도 환자는 캣우먼이 할리 베리라는 것을 알았고, 뉴런은 그에 따라 반응했다. 뿐만 아니라 이 뉴런이 모니터 화면에 쓰인 할리 베리라는 이름에도 반응했다는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경우에서처럼 이 뉴런도 다른 사람, 장소, 동물 또는 이름을 글자로 쓴 것에는 반응하지 않았다. 후속 연구에 따르면 특정 이미지에 발화하는 뉴런은 그 이미지의 글로 쓴 이름뿐만이 아니라, 녹음한 소리(할리 베리라고 발화하는 목소리)에도 반응했다. 이 같은 결과를 로드리고 키안키로 박사는 특정 뉴런들의 반응이 다양한 종류의 감각 자극에 의해 촉발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다고 말한다.

▲ 그림 5. 특정 이미지에 반응하는 신경세포를 발견한 이후, 계속된 실험에서 연구팀은 한 환자의 특정 신경세포는 할 베리의 다양한 사진뿐 아니라, 그녀의 캐리커처와 그녀가 연기한 캐릭터, 할 베리의 이름이 적힌 이미지에도 반응했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진과 글자로 쓴 이름을 보는 경우는 시각 영역이 자극되고, 컴퓨터 음성으로 이름을 듣는 경우는 청각 영역이 자극되므로 뇌에서 일어나는 처리 과정은 이 세 가지 경우에 모두 다르다. 하지만 모든 자극은 결국 하나의 해마 내 뉴런에서 비슷한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 모든 결과를 종합해 보면 뉴런은 표현보다는 “개념 자체”에 반응한다고 볼 수 있다.

개념세포 이해하기

제니퍼 애니스턴을 보고 반응을 보인 세포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우선 제니퍼 애니스턴에 반응하는 신경세포가 하나가 발견됐다면, 이는 제니퍼 애니스턴에 반응하는 다른 신경세포가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수조 개의 신경세포 중 하나의 특정한 개념에만 반응하는 신경세포가 단 하나일 가능성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제니퍼 애니스턴에 반응하는 뉴런이 하나 발견됐다면 제니퍼 애니스턴에 반응하는 다른 뉴런들도 많을 것이며, 이 신경세포들은 ‘신경세포 집단cell assembly’을 형성한다는 뜻이다. 제니퍼 애니스턴 세포는 혼자서 활동하는 고독한 세포가 아니라 여러 다른 신경세포의 네트워크 속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림 6. 제니퍼 애니스턴의 이미지에 발화한 세포는 그녀와 함께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 리사 쿠드로의 사진을 봤을 때 발화했지만 제니퍼 애니스턴의 남편인 브래드 피트에게는 발화하지 않았다. 이것은 신경세포가 특정한 사람에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적으로 연관 있는 “개념”에 반응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퀴안 키로가 교수는 이것을 신경세포가 특정한 사람의 사진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에 반응”한다고 설명한다. 다른 환자의 실험 결과를 예를 들자면, 영화 <스타워즈Star Wars>의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Luke Skywalker에게 반응했던 신경세포는 루크 스카이워커의 다른 사진 3장에 모두 반응했으며, 심지어는 루크 스카이워커의 이름을 글자로 쓴 것이나 컴퓨터 합성 목소리로 루크 스카이 워커의 이름을 말한 것에도 반응했다. 앞서 할 베리에 반응한 신경세포가 캣 우먼으로 분장한 할 베리, 할 베리의 이름을 쓴 글자, 할 베리라는 이름의 소리에 반응했다는 것과 같은 결과이다. 퀴안 키로가 교수의 표현을 빌자면 신경 세포가 “나는 그게 제니퍼 애니스턴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빨간 드레스를 입었든, 옆모습이든, 그녀의 이름이 적힌 글자든, 심지어 그녀의 이름을 소리 내어 부르든, 당신이 나에게 그녀를 어떻게 보여주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 따라서 특정 인물에 반응하는 신경세포는 그 특정 인물의 이름으로 부르기보다는 “개념 세포concept cells”라고 부르는 게 더 적합하다. (논문 ) 퀴안 키로가 교수의 연구팀은 이후 연구에서 신경세포가 두 개 이상의 개념에 반응한다는 것을 수없이 많이 확인했다. 특정 신경세포들이 단순히 개념뿐만 아니라 그것과 “연관된 개념들”에도 반응한 것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루크 스카이워크에 반응한 세포는 단순히 루크 스카이워크 세포라기보다는 “개념 세포concept cells”라고 부르는 게 더 적합하다. (논문 ) 퀴안 키로가 교수의 연구팀은 이후 연구에서 신경세포가 두 개 이상의 개념에 반응한다는 것을 수없이 많이 확인했다. 특정 신경세포들이 단순히 개념뿐만 아니라 그것과 “연관된 개념들”에도 반응한 것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루크 스카이워크에 반응한 세포는 단순히 루크 스카이워크 세포라기보다는 그림 루크 스카이워커의 다양한 개념(이미지, 글자, 사운드)에 반응한 신경세포(사진 39, 7, 38, 58, 71, 72)는 <스타워즈>의 캐릭터인 요다(자극 63)에도 반응했다. ‘스타워즈 세포’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림 7. 루크 스카이워커의 다양한 개념(이미지, 글자, 사운드)에 반응한 신경세포(사진 39, 7, 38, 58, 71, 72)는 <스타워즈>의 캐릭터인 요다(자극 63)에도 반응했다.

그렇다면 신경세포들이 제니퍼 애니스턴, 할 베리, 루크 스카이워커라는 개념만 암호화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들 사이의 연관 관계도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시 말해 루크 스카이워커의 다양한 사진들에 반응한 세포가 왜 요다에도 반응할까? 제니퍼 애니스턴 세포는 왜 리사 쿠드로에게도 반응할까? 루크 스카이워커라는 개념을 암호화하는 신경세포들과 요다라는 개념을 암호화하는 개념이 각각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인물들은 같은 영화에 나온 인물들이기 때문에 서로 확실하게 연결돼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돼 이어지는 연상을 통해 연관 관계와 맥락을 만듦으로써 우리는 특정한 사실을 하나만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된 사실들을 기억하게 된다. 이렇게 하면 연상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찾고자 하는 것을 훨씬 쉽게 찾아낼 수 있다. <그림 8>은 하나의 기억(예를 들어 루크 스카이워커의 이미지)의 표상이 수백만 또는 수십억 개의 뉴런에 걸쳐 “분산된(Distributed)” 조각들로 저장된다는 주장과 수천 개 혹은 그 이하에 해당하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뉴런이 이미지의 “소수(Sparse)” 표현을 구성한다고 주장을 대조해 설명해준다. 분산된 조각들을 이용해 연결을 생성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많은 수의 뉴런을 서로 연결하는 과정은 느리며, 이 과정에서 기억이 뒤섞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반면 소수의 뉴런을 연결하는 것은 빠르고 간단할 것이다. 소수의 뉴런만이 루크스카이워크라는 개념에 반응해 루크 스카이워크를 나타내는 세포 집단 사이에 연결을 생성하게만 하면 된다. 새로운 것을 추가해도 네트워크에 있는 다른 것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도 소수 표현의 또 다른 장점이다. 분산된 네트워크에서는 이러한 분리를 구현하기가 아주 어렵다. 새로운 개념을 추가하면 전체 그림 루크 스카이워커라는 개념을 인코딩하는 가상의 세포 집단(빨간색 선 윤곽선으로 식별됨)을 가정해 본다면, 이 신경세포들 중 일부는 요다(파란색 선)에게 점화되고 다른 일부는 다스 베이더(녹색 선)에 전화된다. 예를 들어, '루크 스카이워커 세포 집단'의 활성화는 그의 사진을 본 후, 뉴런의 발화를 통해 요다나 다스 베이더와 같은 다른 관련 개념들을 촉발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이 부분적으로 겹치는 표현은 연관성 및 일시적 기억의 인코딩과 학습의 기초가 될 수 있다.(왼쪽) 분산된 뉴런에 비해 소수의 뉴런의 빠른 연결은 기억의 과정에 훨씬 효율적이다. (오른쪽) 네트워크의 경계선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림 8. 루크 스카이워커라는 개념을 인코딩하는 가상의 세포 집단(빨간색 선 윤곽선으로 식별됨)을 가정해 본다면, 이 신경세포들 중 일부는 요다(파란색 선)에게 점화되고 다른 일부는 다스 베이더(녹색 선)에 전화된다. 예를 들어, '루크 스카이워커 세포 집단'의 활성화는 그의 사진을 본 후, 뉴런의 발화를 통해 요다나 다스 베이더와 같은 다른 관련 개념들을 촉발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이 부분적으로 겹치는 표현은 연관성 및 일시적 기억의 인코딩과 학습의 기초가 될 수 있다.(왼쪽)
분산된 뉴런에 비해 소수의 뉴런의 빠른 연결은 기억의 과정에 훨씬 효율적이다. (오른쪽)

이렇듯 개념 세포의 작용은 우리가 기억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의 뇌는 소수의 개념 세포를 사용하여 한 가지 예를 독특한 개념으로 나타낼 수 있다. 우리는 얼굴의 하나하나, 모든 이목구비를 상세히 기억하는 대신에, 다양한 모습의 제니퍼 애니스턴과 루크 스카이워크를 기억한다. 우리는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기억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무의미한 수많은 세부 사항들을 기억하기보다는 우리와 관련된 사람과 개념들이 수반되는 특정한 상황의 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길을 가다 친구와 마주친다면, 친구가 입은 옷의 정확한 특징, 친구가 사용한 단어 하나하나, 그 옆을 지나가는 낯선 사람들의 모습을 기억하기보다는 이 만남에서 몇 가지 눈에 띄는 사건들을 기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개념 세포는 지각과 기억을 연결시킨다. 개념세포는 우리 삶의 사실과 사건의 기억을 위한 구성 요소를 구성한다. 개념세포의 구조는 우리가 마주하는 수많은 무의미한 세부사항들을 제쳐두고 새로운 연관성과 기억을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의미를 추출할 수 있게 해준다. 개념 세포는 레트빈이 상상했던 할머니 세포와는 전혀 다르지만 인간의 인지 능력, 사고와 기억을 위한 구성 요소들의 중요한 물리적 기초가 될 수 있다.

<참조 자료>
『기억의 세계-두뇌 속 저장 장치의 비밀』, 사이언티픽아메리칸편집부, 한림 출판사
『커넥톰, 뇌의 지도』, 승현준, 김영사
『NeuroScience Fiction』, Rodrigo Quian Quiroga R. Quian Quiroga, L. Reddy, G. Kreiman, C. Koch. I. Fried(2005), , Nature R. Quian Quiroga(2012), , Nature Reviews Neuroscience R. Quian Quiroga, I. Fried, C Koch (2013), , Scientific American